출근길에 넘어지거나 퇴근길에 교통사고가 났을 때 산재가 되는지 헷갈립니다. 2018년부터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다 발생한 사고도 산재로 인정되기 때문입니다.
문제는 "통상적인 경로"라는 말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것입니다. 마트에 들렀다면?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줬다면? 술 마시고 귀가하다 다쳤다면? 결론부터 말하면, 경로를 벗어나거나(일탈) 멈추면(중단) 원칙적으로 산재가 아니고, 법이 정한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 7가지에 해당할 때만 예외입니다. 출퇴근 산재가 어디까지 인정되는지를 산재보험법과 시행령으로 정리했습니다.
- 두 가지 유형 — ①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(통근버스 등) 이용 중 사고, ②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 중 사고(산재보험법 제37조제1항제3호).
- 통상적인 방법 — 대중교통·자가용·오토바이·자전거·도보 등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합리적인 방법이면 됩니다.
- 일탈·중단하면 원칙적으로 불인정 — 그 이후 원래 경로로 돌아와 이동하다 난 사고까지 산재로 보지 않습니다(제37조제3항 본문).
- 예외 7가지 — 일상용품 구입, 교육·훈련, 선거권 행사, 아동·장애인 등하원, 진료, 가족 돌봄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면 인정(시행령 제35조제2항).
- 적용 제외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— 개인택시·퀵서비스 등이 제외되긴 하지만, 시행령 제35조의2는 그 직종 중 특례로 스스로 가입한 1인 자영업자(근로자를 쓰지 않는 사람)로 한정합니다. 고용된 근로자는 제외 대상이 아닙니다.
| 상황 | 인정 여부 |
|---|---|
| 통상 경로로 출퇴근 중 사고 | ✅ 인정 |
| 통근버스 등 사업주 제공 교통수단 이용 중 | ✅ 인정 |
| 퇴근길 마트에서 생필품 구입(일상용품) | ✅ 예외 인정 |
| 어린이집에 아이 데려다주고 출근 | ✅ 예외 인정 |
| 사적 모임·음주 후 이동 중 사고 | ❌ 불인정(그 후 이동도) |
출퇴근 산재의 두 유형 — 어디까지가 '출퇴근'인가
산재보험법 제37조제1항제3호는 출퇴근 재해를 두 가지로 나눕니다.
- 가목 — 사업주 지배관리하의 출퇴근: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. 통근버스가 대표적입니다. 이 유형은 ① 사업주가 제공(또는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) 교통수단을 이용했고 ② 그 교통수단의 관리·이용권이 근로자 측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(시행령 제35조제1항).
- 나목 —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의 출퇴근: 그 밖에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. 2018년부터 적용돼 자기 차·대중교통·도보 출퇴근이 모두 포함됩니다.
근로복지공단은 출퇴근을 "취업과 관련하여 주거에서 취업장소 사이의 이동, 한 취업장소에서 다른 취업장소로의 이동"으로, 통상적인 경로 및 방법을 "사회통념상 이용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로 및 방법으로 이동한 경우"로 안내합니다. 즉 버스·지하철·자가용·오토바이·자전거·도보 등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수단이면 방법 요건은 대체로 충족됩니다.
다만 아래에서 볼 일탈·중단 규정은 나목(통상적인 경로와 방법)에만 적용됩니다. 통근버스처럼 사업주 지배관리하의 출퇴근(가목)은 이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.
어디까지 인정되나 — 일탈·중단하면 '그 후 이동'까지 불인정
여기가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입니다. 산재보험법 제37조제3항 본문은 이렇게 정합니다.
"출퇴근 경로 일탈 또는 중단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일탈 또는 중단 중의 사고 및 그 후의 이동 중의 사고에 대하여는 출퇴근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."
- 일탈 — 통상적인 경로를 벗어나는 것
- 중단 — 경로 위에서 출퇴근과 관계없는 행위를 하는 것
중요한 건 "그 후의 이동 중의 사고"라는 문언입니다. 즉 사적인 용무로 경로를 벗어났다가 다시 원래 경로로 돌아온 뒤에 사고가 나도, 원칙적으로는 출퇴근 재해가 아닙니다. "복귀하면 다시 인정된다"고 설명하는 글이 있는데, 법 조문의 원칙은 그렇지 않습니다. 예외에 해당해야만 인정됩니다.
예를 들어 퇴근길에 사적인 술자리에 들렀다면, 그 술자리에서의 사고는 물론이고 거기서 나와 다시 집으로 가는 길에 난 사고도 원칙적으로 출퇴근 재해로 인정되지 않습니다.
출퇴근 산재 인정되는 예외 7가지 —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
다만 제37조제3항 단서는 일탈 또는 중단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인 경우 출퇴근 재해로 본다고 정하고, 시행령 제35조제2항이 그 사유를 7가지로 열거합니다. 시중 글이 대부분 빠뜨리는 구체 목록입니다.
- 일상생활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하는 행위 — 퇴근길 마트·편의점에서 생필품 구입 등
- 교육·훈련을 받는 행위 — 고등교육법상 학교 또는 직업교육훈련 촉진법상 직업교육훈련기관에서 직업능력 개발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이나 훈련
- 선거권이나 국민투표권의 행사 — 출퇴근길 투표소 방문
- 아동·장애인 등하원 — 근로자가 사실상 보호하는 아동 또는 장애인을 보육기관·교육기관에 데려주거나 데려오는 행위
- 진료 — 의료기관 또는 보건소에서 질병의 치료나 예방을 목적으로 진료를 받는 행위
- 가족 돌봄 — 돌봄이 필요한 가족 중 의료기관 등에서 요양 중인 가족을 돌보는 행위
- 이에 준하는 행위 — 위 1~6호에 준하는 행위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라고 인정하는 행위
읽는 법이 중요합니다. 목록을 보면 사적인 유흥·친목은 없고, 생활 유지에 꼭 필요한 행위만 들어 있습니다. 같은 '들렀다'라도 마트에서 생필품을 산 것은 1호로 인정될 수 있지만, 친구와 술을 마신 것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. 또 2호 교육은 아무 학원이나가 아니라 직업능력 개발에 기여하는 교육·훈련이어야 합니다.
내 경우는 어떨까 — 판단 순서
본인 사고가 출퇴근 재해로 인정될지는 다음 순서로 따져 보면 정리됩니다.
- 출퇴근 이동이었나? 주거↔취업장소, 또는 취업장소↔다른 취업장소 사이의 이동이어야 합니다.
-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었나? 통근버스 등이면 가목으로 검토되며, 일탈·중단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.
-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이었나?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경로·수단이면 충족됩니다.
- 경로를 벗어나거나 멈췄나? 없었다면 인정 가능성이 높습니다.
- 벗어났다면 그 이유가 7가지 목록에 해당하나? 해당하면 예외로 인정되고, 아니면 그 이후 이동까지 불인정입니다.
- 적용 제외 직종인가? 아래 항목을 확인하세요.
판단이 애매하면 스스로 단정하지 말고 근로복지공단(1588-0075)에 문의하거나 신청해 판단을 받는 편이 낫습니다.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는 회사가 아니라 공단입니다.
입증 자료 — 경로를 증명해야 한다
출퇴근 재해는 "그 시간에 그 경로로 이동 중이었다"는 사실이 핵심 쟁점입니다. 다음 자료를 확보해 두면 유리합니다.
- 교통 기록 — 교통카드 이용 내역, 하이패스·주유 기록, 내비게이션 기록
- 사고 기록 — 교통사고 사실확인원(경찰), 블랙박스·CCTV 영상, 사고 현장 사진
- 근무 기록 — 출퇴근 시각을 보여주는 근태 기록, 근무표(교대 근무라면 특히)
- 예외 사유 증빙 — 일상생활 행위 예외를 주장한다면 그 근거(마트 영수증, 어린이집 등원 확인, 진료 기록 등)
출퇴근 재해가 적용되지 않는 직종
출퇴근 경로와 방법이 일정하지 않은 일부 직종은 통상의 출퇴근 재해(나목)가 적용되지 않습니다(법 제37조제4항, 시행령 제35조의2).
직종만 보고 포기하지 마세요 — 제외 대상은 훨씬 좁습니다
시행령 제35조의2 원문은 아래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을 괄호로 한 번 더 좁힙니다 — "법 제124조에 따라 자기 또는 유족을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로 하여 보험에 가입한 사람으로서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". 즉 제외 대상은 중·소기업 사업주 특례로 스스로 산재보험에 가입한 1인 자영업자입니다.
따라서 같은 배송·퀵서비스 일을 해도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라면 이 제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. "내 직종이 목록에 있으니 나는 안 되겠구나" 하고 신청을 포기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. 출퇴근 재해 청구권은 3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(법 제112조).
제외되는 직종은 다음과 같으며, 여기에 더해 위 괄호 요건을 충족하고 본인의 주거지에 업무용 자동차 등의 차고지를 보유해야 합니다.
- 수요응답형 여객자동차운송사업
- 개인택시운송사업
- 퀵서비스업(집화·수송 과정 없이 배송만 하는 사업)
집이 곧 차고지라 출퇴근과 업무의 경계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. 이 경우에도 업무 수행 중의 사고는 일반 업무상 사고로 검토될 수 있습니다.
자주 묻는 질문
퇴근길에 마트에 들렀다가 다쳤는데 산재가 되나요?
일상생활에 필요한 용품 구입은 시행령 제35조제2항 제1호의 예외 사유라 인정될 수 있습니다. 다만 구입 물품의 성격과 체류 시간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영수증 등 근거를 남겨 두세요.
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다 사고가 났습니다.
근로자가 사실상 보호하는 아동을 보육기관에 데려주거나 데려오는 행위는 제4호 예외 사유입니다. 통상 경로에서 벗어났더라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.
술자리에 갔다가 집에 가는 길에 다쳤으면요?
사적인 모임은 7가지 예외에 없습니다. 이 경우 술자리에서의 사고뿐 아니라 거기서 나와 집으로 가는 이동 중의 사고까지 출퇴근 재해로 보지 않습니다(제37조제3항 본문). 다만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지시한 회식이라면 출퇴근 재해가 아니라 행사 중 사고로 별도 검토될 수 있습니다.
자가용으로 출근하다 낸 사고도 산재인가요?
네.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이면 자가용도 포함됩니다. 자동차보험으로 먼저 처리했더라도 보상에 차액이 있으면 산재를 신청해 추가로 보상받을 수 있고, 산재로 처리하더라도 위자료나 대물 손해는 자동차보험에서 별도로 보상받습니다.
다만 같은 사고로 자동차보험사 등에서 산재보험급여와 유사한 손해배상을 이미 받으면 산재보험급여 지급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, 합의금이나 배상을 받았다면 공단에 알리고 문의해야 합니다. 한편 자동차보험의 자기신체사고보험(임의가입) 보상금은 산재와 중복 보상이 가능합니다.
회사가 출퇴근 산재를 인정 안 해준다고 합니다.
출퇴근 재해도 다른 산재와 같이 근로자 본인이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하며, 사업주의 동의는 요건이 아닙니다. 자세한 절차는 회사가 산재 반대해도 신청하는 법을 참고하세요.
최종 확인: 2026년 7월 16일
공식 출처
· 국가법령정보센터 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(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), 같은 법 시행령 제35조(출퇴근 중의 사고)·제35조의2(출퇴근 재해 적용 제외 직종 등)
· 근로복지공단 — 통상의 출퇴근재해 안내, 고객센터 1588-0075
·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— 사고로 인한 업무상 재해의 구체적 인정기준
본 글은 제도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이며, 개별 사고의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는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. 근로복지공단(1588-0075)이나 공인노무사에게 확인하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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